
BYD가 "우리는 유럽 기업이 된다"고 선언했습니다.
14일 독일 하노버 상용차 전시회에서 나온 말인데요,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이 유럽에서 파는 모든 차량을 현지에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선언의 실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좀 다릅니다.
BYD가 유럽에 지금 밀어 넣고 있는 주력 모델은 애초에 EU 전기차 관세 대상이 아닌 차거든요.
관세를 피하려 유럽차가 됐다는데, 정작 관세가 안 붙는 차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BYD가 "우린 유럽차"라고 나선 진짜 이유
스텔라 리 부사장은 하노버 전시회에서 내년 유럽에 첫 대형 전기트럭을 출시하고, 장기적으로 유럽 판매 차량을 모두 현지 생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것을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우리는 유럽 기업이 된다"는 말도 함께 나왔습니다.
체리자동차는 스페인 에브로와 손잡고 바르셀로나 옛 닛산 공장에서 오모다·재쿠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립모터도 스텔란티스와 함께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SUV 'B10'을 올해 안에 현지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다급하게 움직이는 배경은 숫자로 드러납니다.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는 약 160만 대로 35.1% 늘었는데, 같은 기간 중국 내수 전기차 판매는 6.1% 줄었습니다.
내수가 식는 사이 유럽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된 셈이죠.
EU 관세, 정확히 얼마나 붙길래 이러나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를 매기고, 여기에 업체별로 상계관세를 더 얹습니다.

이 상계관세가 업체마다 다르다는 점이 핵심인데요, EU집행위 샘플링 조사 결과 BYD는 17.4%, Geely는 20%, SAIC는 38.1%로 갈렸습니다.
BYD 17.4%와 SAIC 38.1%를 나란히 놓고 빼보면 약 20.7%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같은 중국 전기차라도 어느 업체 차냐에 따라 유럽 판매가가 이만큼씩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 관세엔 예외가 있습니다 — PHEV는 대상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상계관세는 순수 전기차(BEV)에 붙는 관세입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즉 PHEV는 이 대상에서 애초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BYD가 유럽에 밀어 넣는 첫 PHEV 모델이 바로 '씰 U DM-i'입니다.
트림별로 4,912만원~5,900만원에 책정돼 있는데요, 관세 부담 없이 파는 차라서 가능한 가격 구조라고 봐야 합니다.

헝가리 공장, 실제 언제부터 돌아가나
BYD는 헝가리에 짓고 있는 첫 유럽 승용차 공장을 올 4분기 가동할 계획입니다.
이와 별도로 스페인 등 남유럽 지역 기존 공장을 인수해 두 번째 유럽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고요.
승용차와 별개로 대형 트럭은 좀 더 뒤인 2027년 유럽 현지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15일 독일 하노버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BYD가 대형 전기트럭 최상위 모델 'ETT 44'를 공개하며 밝힌 시점입니다.

한국에 들어온 BYD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EU 관세는 한국과는 상관없는 규정입니다.
다만 같은 'PHEV로 관세 우회' 전략은 한국 시장에도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지난달 BYD가 국내에 선보인 중형 PHEV SUV '씨라이온6 DM-i'는 3,750만원이라는 공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됐습니다.
유럽 씰 U DM-i 최저가 4,912만원과 견줘보면 약 1,162만원 차이가 나는 셈이죠.
저라면 이 가격 차이를 우연으로 보지 않겠습니다.
관세도, 경쟁 강도도 다른 두 시장에서 같은 전략을 나란히 쓰고 있다는 신호로 읽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정리
BYD가 "우린 유럽차"라고 나선 건 원산지를 바꾸겠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관세 구조 안에 원래 있던 빈틈, 즉 PHEV는 대상이 아니라는 예외를 찾아 파고든 결과에 가깝습니다.
현지 생산은 승용차 4분기, 트럭은 2027년으로 시점이 갈립니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이미 3,750만원짜리 씨라이온6 DM-i가 같은 전략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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