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도로에서 기아 K9을 보기 힘들다고 느끼셨다면, 착각이 아닙니다.
지난달 K9 판매량은 단 29대였습니다.
출시 14년 만에 나온 역대 최저 기록인데, 정작 기아는 미국에 K9이라는 상표를 2027년 2월까지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29대, K9 판매량이 말해주는 것
지난달 K9은 29대 팔렸습니다.
1년 전 같은 달(143대)과 비교하면 79.7% 급감한 수치고, 출시 이후 월 판매량으로는 가장 낮습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도 791대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G80은 1만8861대, G90은 3087대가 팔려 K9보다 최대 24배 많았습니다.
대형 세단 자체가 점점 밀리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2020년 43.3%로 처음 세단을 앞선 SUV 점유율은 최근 60%대까지 올라섰고, 세단은 3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K9 한 대가 팔리는 사이, G80은 스물네 대가 팔린 셈입니다.
'단종 결정된 바 없다'는 기아, 그런데 미국에선
판매만 보면 접어야 할 것 같은데, 기아 입장은 다릅니다.
회사 측은 "K9 단종은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7일 공개된 내용이 눈에 띕니다.
기아가 미국에서 새 상표 5개를 출원하면서, 기존 상표들의 유지 절차 일정도 함께 드러났는데요.
K9과 K4는 2027년 2월, K5는 2027년 7월까지 상표 유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완전히 접을 이름이라면 이 시점까지 절차를 이어갈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연내 단종' 관측과는 결이 다르다고 봅니다.
팔리는 대수는 줄어도, 이름을 정리할 준비까지는 아직 안 됐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재고 할인 대신 나온 'K9 한정 보증 강화'
재고를 밀어내려면 보통 할인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9일 나온 수입차 업계 보증 강화 소식 속에, 기아가 K9에 한해서만 일반·엔진·동력전달 부품 보증을 늘리는 프로모션을 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제네시스는 일반부품·동력계 보증을 5년·10만km로 안내했는데, K9은 따로 보증 조건을 더 챙겨준 셈입니다.
할인 대신 보증으로 붙잡는 그림인 셈이죠.
실제로 K9은 할인보다는 가격 인상 쪽에 가까웠습니다. 지난해 연식변경 때는 오히려 최고 134만원이 올랐습니다.

단종설 도는 지금, 중고 K9 시세는?
단종설이 도는 만큼 중고 시세도 따라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한 달 사이 제네시스 G80과 기아 더 뉴 K9 2세대, 현대 팰리세이드 같은 대형 모델의 중고 시세가 4~5% 내렸습니다.
지금 K9을 몰고 있는 분이라면 이 흐름을 감가로 체감하고 계실 가능성이 큽니다.
저라면 공식 단종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시세 흐름부터 먼저 눈여겨보겠습니다.

K9 대신 눈 돌리는 대형세단, 지금 판도는
K9이 밀린 빈자리는 다른 대형 세단들이 채우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7월 업계에서는 BMW와 제네시스는 뜨고 벤츠는 주춤하는 대형 세단 '춘추전국시대'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업계는 기아가 올해 말 K9 생산을 중단하고 후속 모델도 개발하지 않을 거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기아는 이번에도 "단종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관측 쪽 목소리가 여전히 더 큽니다.
제네시스 G80은 2024년 약 4만5000대, 2025년 약 4만대가 팔리며 제네시스 라인업 판매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K9 대신 대형 세단을 고민한다면, 지금은 G80 쪽으로 무게가 쏠려 있습니다.

정리 — 지금 시점에서 K9을 어떻게 볼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9대라는 숫자만 보면 이미 끝난 차 같지만, 미국 상표는 2027년 2월까지 유지 절차가 남아 있고 할인 대신 보증을 늘리는 움직임도 최근 나왔습니다.
다만 판매량도, 중고 시세도, 대형 세단 시장의 무게중심도 K9에서 멀어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저라면 정식 단종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신차 계약보다 이런 흐름 쪽을 먼저 챙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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